스마트폰 하나로 대부분의 일상이 기록되고 공유되는 디지털 시대, 우리는 수많은 온라인 흔적을 남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메일, SNS, 클라우드 저장소, 인터넷 뱅킹, 블로그, 온라인 쇼핑 기록 등은 모두 **‘디지털 자산’**으로 분류되며, 고인이 된 이후에도 남겨진 가족에게는 중요한 처리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사망 이후, 이러한 디지털 자산은 법적·심리적·기술적인 문제들로 인해 정리되지 못하고 방치되거나 오히려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남겨진 사람들에게 디지털 상의 정리와 심리적 마무리를 도와주는 새로운 직업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디지털 유산 관리자(Digital Legacy Manager)’**입니다.
1. 디지털 유산이란 무엇인가요?
디지털 유산은 고인이 생전에 남긴 온라인 기반의 데이터, 계정, 콘텐츠, 디지털 자산 전체를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됩니다.
- SNS 계정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 이메일 계정 및 클라우드 데이터 (구글 드라이브, 네이버 MYBOX 등)
- 온라인 사진 및 영상 (유튜브, 블로그, 사진 공유 앱)
- 금융 정보 및 암호화폐 지갑
- 디지털 저작권, 도메인, 블로그 수익 등
- 온라인 쇼핑 기록 및 포인트
이러한 정보는 사망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 온라인상에 그대로 남아 있으며, 계정 해킹, 신원 도용, 사생활 노출 등의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고인의 기억과 추억이 담긴 콘텐츠는 가족에게는 소중한 기록이 되기 때문에, 이를 잘 정리하고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2. 디지털 유산 관리자는 어떤 일을 하나요?
디지털 유산 관리자는 고인의 동의나 유족의 위임을 받아, 온라인 상의 디지털 자산을 정리하거나 이전하는 업무를 수행합니다.
그들의 주요 업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계정 정리 및 삭제 요청 대행
- SNS, 이메일, 블로그 등 고인의 계정을 각 플랫폼에 요청하여 삭제 또는 추모 상태로 전환합니다.
- 일부 플랫폼에서는 별도의 절차나 유언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 서류 준비를 지원합니다.
* 디지털 자산 정리 및 이관
- 클라우드에 남긴 사진, 영상, 문서 등을 가족에게 안전하게 전달합니다.
- 블로그나 유튜브 등의 수익 창출 계정이 있는 경우, 해당 수익의 상속이나 권리 이전을 지원합니다.
* 암호화된 계정 복구
- 패스워드가 남겨지지 않은 경우, 법적 허가 하에 복구를 시도하거나, 복구 불가능한 경우 사전 대비를 위한 컨설팅을 제공합니다.
* 디지털 유언 컨설팅
- 살아있는 동안 미리 디지털 자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사후 어떻게 처리할지를 계획하는 디지털 유언장 작성 컨설팅을 제공합니다.
* 유가족 심리 케어 및 추모 공간 기획
- 고인의 SNS 기록, 사진, 음악 등을 기반으로 디지털 추모 공간(VR, 웹사이트 등)을 기획하는 경우도 있으며,
- 유가족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디지털 기억 보관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기도 합니다.
3. 왜 이 직업이 중요해지고 있을까요?
과거에는 사람의 흔적이 서류, 사진, 물건 등 오프라인에 존재했다면,
이제는 삶의 흔적 대부분이 온라인 공간에 저장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반해 디지털 유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제도는 아직 미비한 상태입니다.
특히, 아래와 같은 이유로 디지털 유산 관리의 필요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 고령층의 스마트폰·SNS 사용 증가
- 젊은 층의 갑작스러운 사망 사례 증가 (질병, 사고 등)
- 가족 간 디지털 자산 상속 분쟁 사례 증가
- 사망 후 SNS 해킹 및 도용 피해 사례 발생
- 플랫폼별 계정 정리에 대한 복잡한 절차
이에 따라 개인과 가족들이 사전에 디지털 자산을 계획하고, 사후에는 전문적인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으며,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디지털 유산 관리자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4. 어떻게 이 직업을 준비할 수 있을까요?
디지털 유산 관리자는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직업이지만, 관련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점차 전문가로 활동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이 직업에 필요한 주요 역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필수 역량 및 지식
-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법 이해
- IT 기술 및 클라우드 시스템 이해
- 법률 지식 (상속법, 저작권법 등)
- 고객 상담 능력 및 공감 능력
- 디지털 정리 기술 및 추모 콘텐츠 기획 능력
특히, 디지털 포렌식 기술, 데이터 보안 관련 자격증, 상속 행정 실무 등을 함께 익힌다면 더욱 전문성을 갖출 수 있습니다.
현재 일부 기업에서는 ‘디지털 엔딩 플래너’라는 이름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해외에서는 ‘Legacy Management Service’라는 형태로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5. 활동 분야와 수익은 어떻게 되나요?
디지털 유산 관리자는 아직까지는 프리랜서 또는 스타트업 형태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앞으로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습니다:
- 상조 및 장례업체 내 부가서비스
- 로펌 및 법률 사무소와의 협업
- 디지털 정리 전문 스타트업
- IT 보안 회사 및 디지털 자산 관리 플랫폼
- 개인 의뢰 기반 컨설팅 서비스
수익 구조는 1건당 정리 서비스 또는 월정액 구독형으로 구성되며,
서비스 범위나 난이도에 따라 10만 원~수백만 원까지 다양하게 책정됩니다.
| SNS 정리 단건 서비스 | 15만 ~ 30만 원 |
| 디지털 자산 전체 정리 | 50만 ~ 200만 원 |
| 디지털 유언장 컨설팅 | 30만 원 이상 |
| 기업 연계 파트너십 | 연 수익 수천만 원 가능 |
마무리하며: 삶의 끝에서 디지털을 정리하는 새로운 사명
디지털 유산 관리자는 단순히 ‘계정을 삭제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의 디지털 흔적을 정리하고, 남겨진 가족이 추억을 잘 간직할 수 있도록 돕는 감정 노동자이자 기술 전문가입니다.
기술과 인문학, 그리고 감정적 공감이 결합된 이 직업은 다가오는 고령화 시대와 디지털 중심 사회 속에서 반드시 필요한 역할이 될 것입니다.
만약 누군가의 마지막을 더 따뜻하게, 더 정돈된 모습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돕고 싶으시다면,
디지털 유산 관리자라는 직업은 매우 가치 있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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