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병원에서 처방받는 의약품은
모두 수년간의 임상시험을 거쳐 탄생한 결과물이다.
그 과정 속에서 의사와 환자 사이를 연결하고,
복잡한 행정과 데이터 관리를 총괄하는 인물이 바로 **임상시험 코디네이터(CRC)**다.
환자의 안전을 지키면서도 연구의 질을 높이는 임상의 숨은 실무 전문가,
이제 그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1. 임상시험 코디네이터의 핵심 역할
임상시험 코디네이터는 말 그대로 임상시험을 조정(coordinate)하는 사람이다.
의사(PI: Principal Investigator)와 연구대상자(환자 또는 건강한 지원자),
제약회사(CRO 또는 Sponsor) 사이에서 정보를 연결하고, 과정을 실무적으로 관리한다.
주요 업무
- 연구 대상자(환자) 모집 및 동의 절차 설명
- 시험 스케줄 관리 (방문일, 검사일 등)
- 시험 약물 관리 및 투여 보조
- 이상반응 보고 및 기록
- 임상시험 자료(CRF, e-CRF 등) 입력 및 관리
- 윤리위원회(IRB) 및 규제기관 대응 보조
- 연구 관련 서류 보관 및 모니터링 대응
의료 지식과 문서 관리 능력,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동시에 요구하는 복합 직무다.
2. 어디서 일하나? 활동 기관 및 환경
임상시험 코디네이터는 주로 임상시험 실시기관인 병원 및 연구센터에서 근무하며,
경력이 쌓이면 제약사나 CRO(임상시험수탁기관)로도 이직할 수 있다.
대학병원 임상시험센터 | 환자관리, 검사 스케줄 조율, 데이터 입력 |
CRO(임상시험수탁기관) | 다수 병원과 제약사 연결, 모니터링/교육 |
제약회사 임상팀 | 연구 설계, 임상 진행 관리, 외부 CRC와 협업 |
의과대학/국책기관 | 공공임상 프로젝트, 신약개발 연구지원 |
주로 의사와 긴밀히 협업하며,
환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연구의 성공을 위해 움직이는 직군이라 할 수 있다.
3. CRC가 되기 위한 조건과 진입 경로
임상시험 코디네이터는 의학 및 생명과학적 소양과 함께 행정 능력이 중요하다.
특히 국내는 최근 임상시험 규제와 윤리 기준이 높아지며 전문 CRC의 수요도 증가 중이다.
관련 전공
- 간호학, 보건행정학, 생명과학, 임상병리학, 제약학, 생명공학 등
- 전공 무관하지만, 의료 시스템에 대한 이해는 필수
진입 경로
- 병원 임상시험센터 채용 공고 → 신입 CRC 입문
- CRO 기업의 CRA(Clinical Research Associate) 보조로 경험
- 간호사 출신 또는 보건계열 경력자 → 병원 CRC 우대
- 교육 수료 + 실습 → 병원 인턴 → 정규직 전환
자격증/교육 과정
-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KoNECT) CRC 양성과정
- GCP 교육 (ICH-GCP: 임상시험관리기준) 이수 필수
- CRC 민간자격증 (실무능력 증명에 도움)
4. 실무 사례로 보는 CRC의 하루
아침 8시 30분
병동 환자 중 임상시험 참여자가 있는지 확인. 오늘 투약 여부 및 혈액검사 스케줄 체크.
오전 10시
방문하는 환자 대상 동의서 설명 및 서명 획득 → 체혈실 이동, 검사 항목 기록.
오후 1시
시험약 입고 여부 확인, 약사와 협업하여 보관 온도 및 배포 스케줄 정리.
오후 3시
이상반응 보고 정리 → 연구자 회의 준비 → 임상 데이터 eCRF 입력
오후 5시
CRA 방문 대응(모니터링) → 문서 정리 및 백업 → IRB 제출용 서류 점검
이처럼 CRC는 단순 ‘코디네이터’를 넘어서, 실질적으로 연구의 질과 성패를 좌우하는 존재다.
5. 급여 수준 및 커리어 전망
- 연봉 수준 (2025년 기준 평균)
- 신입 CRC (병원 기준): 연 3,200만 원 ~ 4,000만 원
- 3~5년 경력: 연 4,500만 원 ~ 6,000만 원
- 팀장급 또는 CRA/PM으로 승진 시: 연 6,500만 원 이상 가능
- 커리어 전망
- ✔️ 국내 임상시험 건수 세계 5위 수준 → 꾸준한 수요
- ✔️ 바이오·제약산업 성장 → 신약 임상 증가
- ✔️ 1상 ~ 3상까지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 가능
- ✔️ 경력 쌓으면 CRA, PM(프로젝트매니저), QA(품질관리), 교육강사로 확장 가능
또한 해외 제약사 및 글로벌 CRO 진출도 가능해,
영어 능력과 경험만 갖춘다면 글로벌 커리어도 열려 있는 분야다.
6. CRC는 누구에게 잘 맞을까?
이 직업은 다음과 같은 사람에게 특히 잘 맞아.
- 사람과의 소통에 두려움이 없고, 설명을 잘하는 사람
- 꼼꼼하고 문서 정리에 강한 사람
- 의료 현장에 관심 있고, 생명윤리를 존중하는 사람
- 데이터 입력과 반복 업무도 성실히 할 수 있는 사람
- 간호학·보건학 전공이지만 임상직은 부담스러운 사람
의료인을 꿈꿨지만 다른 길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도 매우 현실적인 대안 직업이 될 수 있다.
마무리하며: 임상의 조용한 실무 영웅
임상시험 코디네이터는
환자의 안전을 지키고, 신약의 미래를 설계하며, 연구의 중심을 지탱하는 핵심 직군이다.
표면적으로는 조용하지만, 제약과 의학, 생명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며
전 세계 의료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현장성, 보람, 성장 가능성 모두 갖춘 CRC.
이제 막 시작되는 바이오 산업의 성장 물결 속에서
자신만의 전문성을 구축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주목해볼 직업이다.
'틈새직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음성 기술 시대의 사용자 경험 설계자 – 음성 UX 디자이너 (0) | 2025.04.06 |
---|---|
기후 위기의 시대, 데이터를 통해 지구를 지키는 사람들 – 환경 데이터 분석가 (0) | 2025.04.06 |
디지털 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전문가, 사이버 범죄 분석가 (1) | 2025.04.06 |
글로벌 콘텐츠의 감성을 살리는 전문가, 영상 콘텐츠 로컬라이저 (3) | 2025.04.06 |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인공지능,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직업,감정 인공지능 트레이너(Emotion AI Trainer) (0) | 2025.04.06 |
비대면 시대의 이별을 준비하는 사람들, 온라인 장례식 기획자란? (0) | 2025.04.06 |
감성을 조향하다: 향기 디자이너란 어떤 직업일까? (1) | 2025.04.05 |
보이지 않는 생명을 다루는 과학자, 유산균 개발자란? (2) | 2025.04.05 |